밈을 사용한 제목이 나왔군요.
제가 좋아하는 밈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됐죠.
저는 제목이 어떻든 별로 상관 안하니까...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베스트 1위였는데, 현재(4월 15일 오후 5시경)는 11위로 내려왔습니다.
이정도 순위 변동이야 다른 경쟁작이 다음화를 올리면 흔히 나오는 변동폭이니 한동안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목과 내용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요?
*미리니름(스포일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은 작품을 먼저 읽어보거나,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아니, 텍스트 압박일까요...ㅎㅎ
오늘의 리뷰는 글의 퀄리티(맞춤법, 단어 사용 등), 캐릭터 설계, 문맥, 세계관, 글의 논리성 등을 다룹니다. 글에 따라서 몇가지가 추가될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습니다.
제목: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
- 어디서 시작된 밈인지 저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고 심지어 싫어하지만, 제목에 따라 글을 읽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듯 하니 그냥 코멘트 없이 넘어가겠습니다.
- 이 소설이 제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이유는 바로 설정에 있습니다. 다른 차원/세계의 보정을 잔뜩 받은 '주인공'들이 결국에는 세계를 망치기 때문에 다 죽여야한다는 설정입니다. 마치 다른 웹소설의 인성 빻았지만, 혼자서 착한 척은 다 하는 주인공들을 비꼬는 듯한 설정이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 실제로 요즘 웹소설의 주인공들을 보면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 너무 심해서 '이게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의 주인공이 많습니다. 주인공의 인성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지 기분에 따라 인성이 왔다갔다하는 게 문제입니다. 착한 사람도 실수는 할 수 있으니 착하다가도 나쁜 짓할 수 있고, 나쁘다가도 착한 짓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작가가 주인공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래저래 설명을 하는데, 그게 이때까지 주인공이 했던 말이나 행동, 생각과 완전 반대가 되는 논리가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죠.
- 그런 주인공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일찍 못해서 저런 글을 쓰지 못했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 이렇게 좋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치명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사실 별거아닌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작가가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갈릴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본격리뷰
1. 빈틈많은 설정
- 이 소설의 한계점부터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이게 제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설정이 과연 단단한가? 소재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이나, 이 설정과 소재를 풀어내는데 있어서 작가가 어느정도나 준비했을 것인가? 이에 따라 이 소설의 평가가 갈릴 것 같습니다. 이미 최신화(28, 29화)의 댓글이 별로 좋은 내용이 없습니다. 작가가 이 댓글을 보고 수정한 건지, 아니면 원래 수정계획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한번 다시 읽어보니 내용이 맘에 안들었던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수정이 되었고, 댓글은 또 수정 전이 좋다, 후가 좋다 양분되었습니다. 저는 수정 후 부분만 읽어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이러한 의견이 생기고 수정을 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제가 걱정했던 점과 맞닿아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타 세계의 주인공을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이유가 계속해서 설명을 됩니다. 작품 안에서. 하지만 과연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 그 이유는 짧게 요약하자면 '주인공 보정'이 그 세계의 인과율을 지나치게 망치기 때문인건데, 보통 저런 세계는 주인공이 없으면 그대로 망할 정도로 막장 아닐까요? 일단 요즘의 웹소설을 보면 이미 세계가 한 번 멸망해서 주인공이 회귀했다거나, 망하는 엔딩이 정해진 게임/소설 속으로 들어간다거나, 혹은 주인공 주변인(악역, 조력자 모두 포함)의 지능이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서 주인공 없으면 그대로 망할 것 같은 세계인 것이 대부분인데, 거기서 주인공 보정이 한 사람에게 몰려 인과율이 비틀어지고 그로인해 세계가 망한다 한들, 주인공을 없애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에는 약간 부족해보입니다.
- 일단 주인공은 힘순찐이 아닌 이상(사실 힘숨찐이라도 결국에는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그 세계를 구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희생(?)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이를 뒤집으려면 정말 빈틈없이 탄탄한 논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세계를 구한 이후 망나니가 되거나 쓰레기가 되는 주인공이라는 설명도 추후에 나오는데, 주인공을 망치는 웹소설이 많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기는 합니다만, 설득을 하는 시점이 너무 늦거나, 설득력이 강하지 않아서 독자들이 그냥저냥 넘어가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찜찜함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 물론 저는 이해가 되고, 충분히 공감합니다만... 사실 작가가 쓴 설명 때문이 아니라 제가 이제까지 생각해오던 것이었기 때문에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것입니다. 만약 작가의 설명이 제 생각과 달라지고, 논리가 탄탄하지 않다면, 저도 공감을 못하게 되겠죠. 역설적으로 이 설명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제 취향을 저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사실 지금도 스토리가 엄청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있습니다. 이거 하나만 해결하면 나머지 모든 스토리가 맞아 떨어지면서 더 인기를 끌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 한계를 노출한 플롯
- 앞선 1번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만, 지금까지는 주인공이 거의 악역에 가깝거나 인성을 빻았던 느낌이라서 독자들도 거부감이 없고, 어설픈 설정 설명에도 다들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최근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의 생각이 많아지면서 독자들도 서서히 양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을 보니 다들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 마녀가 죄책감을 느끼면서 속죄를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주인공이 마녀의 입장에 몰입을 하든, 마녀에게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입장에 몰입을 하든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만, 역시나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녀가 하는 속죄는 진심이 아니다라고 몰아붙이면서 결국 마녀를 죽이게 되는데,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도 공감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제 막 감정을 깨닫기 시작한 사람이 진심으로 속죄한다는 것이 뭔지나 알까요? 뭐 근데 그건 사실 중요한게 아니고 이 소설의 주인공이 그 처지를 잘 이용해먹어서 실력대로라면 죽이기 힘든 이계의 마녀를 죽인 것이니 전략적으로 상황을 잘 이용한 것이죠. 근데 이 전략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감정이입한 것이 부각되어서 댓글에서 말싸움이 일어났고, 결국은 수정된 것 같습니다. 제가 읽었을 때는 주인공이 마녀에게 감정이입한 게 크게 없었거든요.
- 이러한 상황은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설득력있게 더 잘하거나, 앞서 말한 설정부분을 잘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두번째로, 과연 착한 주인공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주인공의 인성이 매우 정의롭고, 올바른 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 보정 정도가 아니면 그 세계에 닥쳐올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하는 세계라면? 그럼 그냥 냅뒀다가 그 세계가 주인공에게 구원을 받은 후에 죽이면 되나요? 그럴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이기적인 면모를 묘사하면 주인공의 매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작가가 글을 잘 쓰면 여전히 매력적일수 있죠.
- 근데 문제는 이 소설의 주인공도 결국 먼치킨이 될텐데... 보정을 받은 주인공을 죽이고 그 능력을 뺏어오는 것이라면 심각한 오버파워가 일어날텐데 이건 인과율을 망치는 행동이 아닌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해보입니다. 사실 이 소설의 특성상, 그 부분을 미리 다 준비해놨을 가능성이 크긴합니다. 그게 없으면 소설 진행이 힘들어보입니다. 이미 댓글에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들도 여럿 존재합니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곧 한계를 마주할 것 같습니다.
3. 캐릭터
- 주인공과 막말하는 외국인 미녀 구도는 '사상 최강의 매니저'를 생각나게 만드는 구도입니다만, 그건 제가 '사상 최강의 매니저'를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런 걸수도 있습니다.
- 사실 주인공이 가진 분노의 근원을 크게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공감도 잘 안가고... 주인공이 푸대접받는 대부분의 웹소설에서 나오는 이 초반 설정은 사실 허점이 매우 많습니다. 보통 주인공이 재계 1위의 대기업에서 창업공신쯤 되는 위치에 있다가 결국 능력이 모자라 쫓겨나는 설정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10년 이상 헌신한 사람들이죠. 물론 10년 이상 헌신한 창업공신이 제대로 된 은퇴식도 없이 쫓겨나듯 일을 그만두게 되면 분노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만... 문제는 주인공의 고난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작가들이 하나같이 다 주인공의 능력을 거의 백수급으로 설정합니다. F급 헌터라던지, 각성조차 못한 일반인으로...
- 문제는 여기서 일어납니다. 인지의 부조화가 생기는 거죠. 사실상 백수급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창업공신이라고 10년이나 끌고 왔으면 그 기업이 할 도리는 다 한 것이 아닌가? 거기에 성대한 은퇴식까지 바라면 너무 파렴치한 것 아닌가? 사람들은 자기자신이 대우받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당연히. 근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심지어 소설 속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능력도 없는데 대우를 받는다면, 학연, 지연, 혈연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사람을 욕하던 그 감정이 떠오를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인공과 공감대도 크게 형성되기 전인 소설 초반부라면 말이죠.
- 또하나의 문제는, 주인공이 F급으로 능력이 제대로 없는 시한부라서 푸대접받았다고 나와있는데, 주인공이 하는 걸 보면 능력이 매우 출중합니다. 등급이야 F급이긴 한데, 주인공이 가진 지식은 다른 헌터들은 쫓아오지도 못할 정도로 방대하고 세세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인재를 활용 못 하면 대기업이 될 수가 없죠. 더더군다나 그냥 일반사원도 아니고 창업공신급인데. 그리고 그 세계에서는 희박한 15년차 F급 베테랑인데다가 생환율이 0.3%(확실치는 않지만 이정도로 희박한)밖에 안되는 게이트에서 살아돌아온, 그런 사람인데 활용을 제대로 못한다? 대기업을 너무 우습게 본 거라거나, 이 세계관에서는 이 정도 능력이 한계치라는 거겠죠? 근데 이 정도 능력이 한계치라면 주인공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출세를 못 한 것도 참... 이해가 안갑니다.
총평
- 딱 제 취향이기 때문에 재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생각한 완결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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