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영화 리뷰가 아닌 제가 생각하는 BEST 모음을 올려볼까 합니다.
앞으로는 영화리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따른 BEST모음도 올릴테니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달리기' 추격전 BEST
* 순위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 다른 추격전 명장면을 아신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1. 추격자 (2008) "4885 추격 시퀀스"

이 사진만 보더라도 저절로 나오는 대사가 있을것이다.
김윤석과 하정우 주연의 "추격자" 속 시퀀스를 첫번째로 선택해보았습니다.
영화 제목처럼 김윤석이 살인마 하정우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빠질 수가 없는 장면이 바로 "4885" 추격 시퀀스입니다.
김윤석이 하정우를 추격하는 과정은 사실 박진감이 넘치는 장면은 아닙니다.
다른 액션영화처럼 멋지게 장애물을 넘는 장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헛구역질을 하거나, 하정우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을 보여줍니다.
추격전은 쫓고 쫓기는 장면뿐만 아니라, 서로가 어떤 상황에서 상대방을 추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중요합니다.
"4885" 추격 시퀀스에서는 하정우의 핸드폰 번호만 단서로 알고 있던 김윤석이 짧은 시간동안 하정우의 셔츠에 묻은 핏자국, 흥분하는 태도 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야 4885 너지?" 이 대사와 함께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어떻게든 빠져나가려는 하정우와 의심을 하는 김윤석의 연기가 곧바로 이어지는 추격장면의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2. 본 얼티메이텀(2007) "탕헤르 추격 시퀀스"

달리기 추격장면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본 시리즈에서 항상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추격신입니다.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에서는 자동차 추격신이 있었고, "본 얼티메이텀"에서는 이번에 소개할 탕헤르 추격 시퀀스가 있습니다. 물론, "본 얼티메이텀"에서도 후반부에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 시퀀스가 있지만, 주제가 달리기 추격전인 만큼 이 장면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의 특징은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것입니다. 상대방과의 격투에서는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활용하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상황에서도 지도를 펼쳐서 최적의 경로를 생각해내죠. '탕헤르 추격 시퀀스'에서도 니키 파슨스가 분해해서 떨어뜨린 휴대폰 부품들을 살펴보고 도망간 방향을 바로 계산해내죠. 이 시퀀스에서는 쫓고 쫓기는 상황이 뒤섞여 있습니다. 제이슨 본은 경찰한테 쫓기고, 니키 파슨스는 CIA요원한테 쫓기고, 그 CIA요원을 제이슨 본이 추격하죠. 이 복잡한 상황에서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제이슨 본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 경로를 계산합니다. 집과 집 사이를 넘나들때, 담장의 유리조각을 대비해서 수건을 손에 두르는 디테일까지 살아있죠.
특히나 위의 사진에 나온 창문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카메라맨까지 같이 와이어를 착용하고 등 뒤에서 촬영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추격 시퀀스 명장면에 손 꼽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3. 미션임파서블:폴아웃(2018) "런던 추격 시퀀스"

추격 장면에서 도시의 경치까지 같이 감상하는 것은 드문 경험이다.
앞선 두 영화의 추격장면이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 소개할 추격 시퀀스는 긴 호흡으로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바로 "미션임파서블:폴아웃"의 런던 추격 시퀀스입니다.
처음에 영화관에서 보고 나서 제 머릿속에는 '탁 트인 느낌의 추격장면'이었다라고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톰 크루즈는 영화 대부분의 장면을 스턴트 없이 하는것으로 유명하죠. 이 "런던 추격 시퀀스"에서도 긴 거리를 전력질주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롱테이크로 톰 크루즈를 따라가죠.
"런던 추격 시퀀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추격경로가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두 영화의 추격장면과 다르게 "런던 추격 시퀀스"에서는 조력자인 벤지가 톰 크루즈에게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장애물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BEST로 선정한 이유는 "톰 크루즈가 직접"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스턴트 배우가 이 추격장면을 연기했다고 하면, 멀리서 찍거나 혹은 등 뒤에서 촬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을 쫓아가고 있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생깁니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직접 연기함으로써, 상대방과의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살펴보는 눈빛, 조력자인 벤지와 대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 등이 표현됨으로써 추격장면의 재미요소를 더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런던이라는 도시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카메라의 구도는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13구역(2004) "오프닝 시퀀스"

실제 파쿠르 경력자가 하는 만큼, 매끄러운 동작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는 "진짜" 파쿠르를 하는 사람들의 추격 시퀀스입니다. 바로 "13구역" 오프닝 시퀀스입니다. 수많은 액션영화나 게임에서 '파쿠르'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프랑스어로 '길'을 의미하고, 자신만의 길을 다양한 움직임으로 개척해나가는 행위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13구역"의 주연인 다비드 벨이 바로 파쿠르의 창시자입니다. 여기까지 소개했으면 추격장면의 재미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13구역이라는 영화 자체가 파쿠르 액션의 극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에서도 강조해왔는데,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다양한 동작들로 적의 포위에서 빠져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액션영화보다도 "13구역"의 모든 장면들은 몸의 움직임 그 자체에 주목한 액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도 높은 곳에서 낮은곳으로 내려가면서 구르고, 뛰어넘고, 벽을 이용해 상대방을 넘어가는 등 파쿠르를 훈련해온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속도감과 유연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5. 007 스카이폴 "실바 추격 시퀀스"

추격전이라고 해서 항상 뛰어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추격 시퀀스 BEST는 "007 스카이폴"의 실바 추격 시퀀스입니다. 이 시퀀스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완급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롤러코스터도 서서히 올라가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생기는 것처럼, 추격장면에서도 강약조절을 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제임스 본드가 추적하고 있는 실바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시작됩니다. 상대가 어디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기 시작하죠. 더욱이 실바는 MI6에서 입고 있던 죄수복이 아닌 경찰복으로 도중에 갈아입으면서 숨바꼭질 비슷하게 장면이 전개됩니다. 제임스 본드는 런던 시내의 수많은 인파속에서 변장한 실바를 찾아야 하니 섣불리 뛰어다니면서 주목을 이끌 수가 없게 되죠. 그러다 도중에 실바의 위치를 파악하고 나서는 전력질주하여 상대방을 쫓아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완급조절'이라고 표현한 것이 이 부분이죠.
이 시퀀스에서는 특히나 음악의 역할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빠른 템포와 느린 템포가 적절히 섞여 있는 음악은 추격전의 리듬에 맞춰 관객을 몰입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치며..
오늘 이 글을 작성하면서 저도 오랜만에 영화속에서 느꼈던 재밌는 순간들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특집으로 찾아봽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