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월드컵, 하계/동계 올림픽들이 대표적이죠.
정기적인 것은 아니지만 콘클라베(교황 선출 선거)도 있습니다.
차기 교황을 보기 위해 바티칸시국에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고, 생중계되죠.
영화 두 교황은 바로 이 콘클라베부터 시작됩니다.
1. 센스있는 편집
감독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전작인 '시티 오브 갓', '콘스탄트 가드너'를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의 전작들처럼 '두 교황'에서도 영화 내내 긴장감을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편집을 하였습니다.
'시티 오브 갓'은 범죄를 다루었던 영화인만큼 카메라의 구도를 빠르게 전환하는 방식으로
영화의 리듬을 가져갔다면, '두 교황'에서는 음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카메라는 거의 고정된 각도에서 배우들을 보여주지만,
영화의 흐름이 바뀌는 지점에서는 경쾌한 음악을 삽입하면서 관객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아바의 Dancing Queen, Ciao Bella, 베사메무쵸 등의 재치 있는 삽입곡들이
영화의 리듬을 조절해줍니다.
하지만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 두 배우의 대화 장면에서는 음악은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마치 연극을 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배우의 눈빛, 호흡, 제스처에
집중하면서 감상하게 됩니다.
배우들의 감정이 격해질수록 카메라는 그들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숨죽이고 몰입하게 됩니다.
2. 교황도 우리와 같은 사람
앞선 재치 있는 편집도 영화의 강점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 가장 큰 재미입니다.
영화의 요약을 연기대결이라고 칭한 것처럼, 두 배우는 진보 VS 보수, 개혁 VS 전통 등
서로의 다른 입장에서 협의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합니다.
교황청의 기밀문서 유출, 성추문 사건 등을 포함하여 앞으로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피아노로 클래식 연주를 즐기는 베네딕토 교황의 모습 등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교황을 그려냈습니다.
천주교의 미사나 여러 나라의 순방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아닌, 일상적인 교황의 모습을
영화에서나마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더 익숙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그려진 것은 사실입니다.
영화의 맨 처음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는 장면부터 축구에 열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큰 웃음을 안겨줍니다.
반면 베네딕토 교황도 계속 걸으셔야 한다며 재촉하는 알림에 움직이고, 커다란 별장에서 혼자서 밥을 먹는 등
선망의 대상인 교황도 쓸쓸하고 고독한 인간임을 덤덤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각자의 과오를 인정하고 서로를 용서하게 되는 모습에서는,
종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 정치계에서도 이런 모습이 보여졌으면 싶은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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